중3인 아들이 고등학교를 가기 위해 지원할 고등학교 선택 과정에서 아내가 선택한 학교가 풀무농업 고등기술학교다.
농고는 아니지만 농촌을 지키고 가꾸는 일꾼을 만드는 목표로 다른 고등학교처럼 입시가 목적이 아닌 소위 말하는 인성교육이 되는 고등학교라고 아내가 아들을 꼬시는 중이다.
아빠는 그냥 혼자집에 있기 뭐해서 따라 나셨다.
결국 아들이 선택할 문제이니 조용히 지켜볼 수밖에 없는 거다.
서울에서 기차 시간만 홍성까지 두 시간이고 기차 타기 위해 용산역 가는데 한 시간 홍성역에서 학교까지 6km 걸으면 2시간 택시 타면 10분이다.
집에서 9시에 출발했으니 3시간 43분 만에 홍성역에 도착했다. 점심 때라 식사를 하고 나서 택시를 타고 학교로 갔다. 홍성역에서 학교까지 택시로 10분이 안 걸린다.
갈 때는 택시가 많지만 올 때는 농촌이라 택시를 콜 해야 한다.
스마트폰으로 041-634-7788로 걸면 택시가 오고 콜비는 1000원 더 주면 된다.
2시에 학교 설명회가 있어서 1시 40분경 자리에 앉았다.
2시간 동안의 학교 설명시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다.
기독교 정신으로 설립된 학교라 어쩔 수 없이 성경수업이 있다는 소개와 생활관에서의 삶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특히 강조하는 것 같았다.
직장으로 치면 일이 힘든 게 아니라 사람관계가 힘들다는 소리처럼 들렸다.
주입식 입시 교육밖에 모르는 대부분의 고등학교에서는 느낄 수 없는 학교 분위기였다.
학생들에게서 자유로운 대학생 같은 행동양식이 느껴졌다. 아니 스스로 뭔가 할 줄 아는 아이들 같았다.
학교 설명회에 휴일이지만 많은 아이들이 스텝으로 행사를 돕고 있었다.
학년마다 한 사람씩 나와 학교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학생대표도 인사말을 했다. 모두 참 말 잘한다 생각이 들었다.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 사실 살짝 감동 먹었다. 나도 모르게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참 열심히 잘 배웠구나 힘들었겠다는 생각을 했다.
설명회가 끝난 후 학교 구석구석 학생들이 안내를 해주었다.
학교 탐방객이 되어 구석구석 잘 볼 수 있었다.
쉼터다.
학교 본관의 옆모습
키우는 닭들
남학생 생활관
남학생 생활관
운동장
여학생 생활관
여학생 생활관 및 식당
원예 비닐하우스
키우는 배추(김장용)
학생관
단점이라면 대중교통이 불편하다는 것이 전부인듯했다.
아이가 이 학교를 지원해 행복한 삶을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결국 아이가 선택할 문제고 학교가 또 우리 아이를 선택해주어야 하는 어러움이 있다.
아니면 입시를 위한 일반 학교에 영혼 없이 다녀야 하는 교육현실이다.
자신을 발견하는 교육이 참 교육이고 입시를 위한 학교에서는 불가능하다는 걸 느꼈던 시간이었다.
오늘 풀무농업 고등 기술학교 설명회를 가다 왔다.
대학 입시를 포기한 학교-그래서 더 가치 있는 걸 가르치는 학교를 찾았다. 하지만 다시 이 학교를 들어가야 하는 입시문제에 빠져 버렸다. ㅋㅋㅋ
입시란 이런 것인가 보다. 들어가기 위해 애쓰다 보면 본질을 잃어버리는 거다. 이 학교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지 또 다른 입시의 노예가 안 되는 것 같다.
풀무농업 고등 기술학교에 못 가더라도 입시가 아닌 자기 자신을 발견하도록 집에서라도 잘 가르쳐야겠다.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한 수단으로 교육을 해서는 안 되는 거다. 또 좋은 직장을 가기 위해서 그래야 잘 사는 거라는 공식 같은 삶이 존재하는 건 그만큼 좋은 학교가 많지 않고 좋은 직장이 많지 않다는 슬픈 한국의 현실 때문일 거다.
좋은 곳이 많아지게 만드는 게 부모세대의 책임이라 생각한다. 희소성보다는 보편성이 통하는 사회라면 입시지옥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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