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의 잔소리
어느 조직이건 최악의 리더가 있다. 물론 배울 것이 많은 최고의 리더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 이야기는 참 무겁다. 이런 글 써야 하나 싶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느끼는 걸 기록하는 게 이 블로그의 목적이니 써야겠다.
사장의 도미노 화딱지 사건
얼마 전 연차휴가 쉬는 날의 일이다. 잠이 오지 않아 일찍 깨어났다. 전화가 직장으로부터 왔다. 사장이 아침 회의 시간에 열받았다는 거다. 일을 제대로 안 했다는 지적질이다. 프로가 그 정도밖에 안 되냐는 소리까지 했단다. 그런데 내가 없을 때 이렇게 직원들에게 스트레스를 푸는 것은 뭘까 싶다.
사장의 그 징징거린 것은 원격으로 업무 처리를 깔끔하게 해 주었다. 군대도 안 갔다 왔나 일이 발생하면 해결하는 게 급선무지 따지고 지랄이다. 중간 리더십을 무시하는 최고 리더십의 실수다.
우리 사장은 프로란 돈 받고 일하는 사람을 말한다. 난 프로란 문제가 생겼을 때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빠르게 처리하는 걸 말한다고 생각한다.
다음날 출근해서 알아보니 사장이 뭔가 실수를 했단다. 그런데 사장이 자기 실수를 확인하려고 하는데 내 컴퓨터의 자료를 보고 싶었는데 안 되었던 거다. 그런데 짜증이 나니 그 중요한걸 왜 인쇄 안 해 놓았냐는 식으로 나온 것이다. 아니 중요한 서류를 인쇄해서 놓으면 누가 보면 어쩌자고 이러는지 모르겠다. 그 일을 해 놓은 것만도 잘한 일이라고 칭찬해야 하는 상황인데 어처구니없게 다른 직원들에게 화를 낸 거다.
난 휴일이라 그 잔소리를 직접 듣지 못했다. 그리고 그 불똥이 튀면서 엄한 사람 여럿 마음이 상처를 받았다. 걸린 사람들은 다들 일도 제대로 못하고 빌빌 거리는 직원 취급을 받은 거다. 사퇴시키겠다는 소리를 들은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사장의 도미노 화딱지 사건은 이렇게 새해 첫날부터 난리였다.
그동안 이전 직장에서는 일 잘한다는 소리만 듣고 살았는데 5년 전에 옮기 이 직장에서는 시키는 일만 해야 하고 그것도 무능한 사장에게 말도 안 되는 무시까지 받고 있다. 자기가 실수하면 관대하고 남이 실수하면 용서가 없는 이 두 가지 잣대를 가진 사람 밑에서 일하는 건 진짜 힘들다. 최고의 리더십이란 나에게 철저하고 남에게 관대한 거다.
식당의 서비스 비유
우리 사장은 직장을 식당에 잘 비유한다. 어느 식당에 가면 가만있어도 필요한 게 뭔지 말하기 전에 미리 가져다주는가 하면 어느 곳은 가져달라고 해야 가져다주는 곳이 있고 또 어떤 곳은 말해도 안 가져다주는 곳이 있다는 거다. 그러니 시켜도 안 하는 사람과 시켜야 하는 사람, 그리고 시키지 전에 하는 사람이 있는데 시키기 전에 알아서 하는 사람이 되자는 거다. 같은 가격의 세 식당을 비교한 거라고 한다면 매상 차이와 직원 수 차이가 분명 있을 것이다. 얼마나 바쁘냐가 서비스의 질을 다르게 한다.
시켜야 일하는 직원 때문에 답답하시죠?
직장 생활에서도 왜 시키는 일만 할까 진짜 답답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닐 것이다. "알아서 하면 얼마나 좋아"라고 나도 전에 생각했었다. 그러다 이직한 직장에서 형편없는 대우를 받고 있다 보니 시키는 일만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왜 이 직장이 다 시키는 일만 하는 분위기가 되었는지 이해가 되었다. 임금은 적게 주면서 원하는 것은 많은 사장의 생각이 문제였던 것이다. 그래서 이 직장은 사장만 알아서 좀 한다. 그래서 사장은 항상 잔소리한다. 알아서 좀 하라고 '내 눈에는 보이는데 왜 당신들 눈에는 안보냐"라고 말이다.
하지만 열심히 일한다는 것은 일이 많다는 말이다. 그래서 사장이 보는 시야의 것들은 안 보인다. 사장은 주로 왔다 갔다 하면서 보이는 지저분한 것들 일 것이다. 청소부(미화원)나 영선반이 보는 것을 보면서 당신들 눈에는 이게 안 보이냐고 한다.
이런 것이 안 보이는 이유는 월급이 적어서가 아니다. 그 돈 때문에 업무에 집중도가 다르다고 하면 안 그런 사람이 있기 때문에 말이 안 된다.
적은 임금에 대우도 못 받아도 열심히 하는 사람은 분명히 있다. 그 사람은 아마도 목표가 있는 사람일 것이다. 이 업무를 통해 배우고 익혀서 다른 좋은 직장으로 이직하려는 마음이 있거나 창업을 꿈꾸고 있는 경우 아마도 임금과 상관없이 열심히 일하게 된다.
대부분의 경우, 대우를 제대로 받는 사람은 아무래도 더 열심히 일하려는 마음이 있다. 열심히 일했으니 지금의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대우를 받지 못하는 사람은 아무래도 업무에 적극성이 없는 게 당연한 거다. 월급 때문에 이직도 생각해야 하고 투잡도 생각해야 하고 노후도 생각해야 하니 마음이 분산되는 거다. 이런 사람은 직장을 옮기는 게 좋다.
열심히 하는 사람을 사람들은 좋아한다
뭔 일이건 열심히 하고 빠르게 처리하고 다른 일을 또 찾아서 일하는 사람은 어디에 놓아도 빛이 나고 성공을 안 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 잘하는 사람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적은 봉급에도 최선을 다하는 사람을 무시하고 불친절하게 대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좋은 직장이 보이면 소개해 주고 싶은 게 사람의 마음이다.
그러니 무슨 일이건 열심히 적극적으로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게 직장생활이다. 가정에도 마찬가지다. 해야 할 일을 빨리 하지 않으면 잔소리를 듣는 게 당연하고 알아서 해야 할 일을 안 하고 있어도 마찬가지 잔소리를 듣게 되어 있다.
잔소리를 듣고 있다는 것은 열심히 하고 있지 않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아니면 사장 성격이 지랄 같아서 일 것이다. 자신의 게을러졌다면 이직을 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사장이 지랄 같다면 당연히 이직해야 한다. 일을 잘해서 사장이 인정해 주고 잘해준다고 해서 그 직장이 잘 될 가능성은 없기 때문이다. 잠시 나에게 잘해준다고 안주하면 큰일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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