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야야순은 잠꾸러기다. 절대 새벽에 아니 아침에 일어나는 법이 없다. 그런데 내가 출근 준비를 하려고 일어났는데 원주 갔다 올게 하고 현관문을 "꽝" 닫고 사라졌다.
'아내가 미쳤나' 했다.
잠시 후 "앞으로 부지런한 사람이 될거고 원주 맛집 갔다 온다"는 카톡이 날아왔다. 웃기는 소리다
그리고 아래의 기행문을 최초로 써서 나에게 보내왔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소개한
원주 미로예술시장 내 어머니 손칼국수 후기
2019.7.12(금) 글쓴이 야야순
사람들 입맛은 제각각이라 맛으로만 평가할 수 있어요
방송에 나온 맛집이라는 특수성과 기대감이 더했지만 음식에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어서 감동했어요.
오늘 찾은 손칼국수집 할머니 음식은 정갈함과 정성 그리고 특별한 뭔가가 깃들여 있는 것 같아요
강원도 원주 미로 예술시장은 여러 상가가 미로처럼 얽히고설켜 있어요
올 초에 상가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대요 칼국수집 할머니와 떡집을 운영하던 작은 아드님은 화재로 인해 가게를 잃었어요 (저는 집에 TV가 없어서 본방을 못 보고 블로그를 통해 사연을 알게 되었는데요 게다가 할머님은 몇 년 전에 큰아들을 사고로 먼저 보낸 슬픔까지 있어서 더더욱 안타까웠어요 )
백종원 선생님께서 '지역상권 살리기 프로젝트'에 선정되어 원주 화재가 난 시장에 위치한 이 칼국수집으로 인해 탄력을 받은 다른 상가들까지 지금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어요
혼자 칼국수집에서 팥죽과 칼국수를 다 먹었어요 ㅎㅎ
먹방은 아무나 못하나 봐요 아침도 굶었는데요 여긴 양이 곱빼기 같아요 너무 배불러서 조금 남겼고 너무 죄송했어요
서른 명씩 한꺼번에 들어가 주문을 다 받고 팥죽-칼국수-콩국수 순서로 음식이 나오는 점 , 합석이 불편한 하신 분을 먼저 묻고 강요하지 않아서 좋았고요 저는 개의치 않고 합석하여 낯선 사람들과 식탁에 둘러앉아 먹었어요 서로 어색하지만 매너가 좋은 분을 만나 즐겁게 식사했어요
칼국수 맛은 수타라 두말할 팔 요도 없지만 면발이 찰져요 밀가루 특유의 냄새가 없어요 멸치 육수는 비리지도 않고 은은하면서도 진하고 깊은 맛 (할머니는 당신의 어머니로부터 전수받은 그것은 90년 된 전통의 맛이라고 해요 ) 겉절이는 맛있는 양념 맛에 놀라고 몇 번을 리필했어요 이보다 더 맛있는 겉절이는 어디에도 없을 것 같아요
팥죽 또한 순수한 맛에 설탕을 약간 넣으니 화룡점정! 저 팥죽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맛없는 팥죽은 먹다가 생목이 오르는 것 같아서 동짓날조차 팥죽을 안 먹거든요 그런 제가 한 그릇 다 먹었어요
할머니께서 테이블마다 두루 돌며 인사 나눌 때 덩달아 기분이 좋고 좋은 기운을 받았어요
오픈 시간 2시간 전에 도착하여 3등으로 입장한 것이 뿌듯했고 상상과 기대를 충족시켜 준 그리고 예술적인 맛을 기억하게 해 주신 어머니 손 칼국수 할머니께 감사하고 늘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끝.
야야순의 이 글을 읽고 서울에서 원주까지 가서 칼국수 먹을 사람은 없을 거라 생각한다. 뭐 꼭 한번 미친 짓하고 싶다면 한번 갔다 올 수는 있겠다 싶다.
맛집의 인기는 거품 같은 거다. 방송의 힘이 대단하다는 증거이고 아직도 국민들이 📺 tv의 노예 또는 tv가 국민교육을 담당하고 있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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