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Church

교회에서 추수감사절에 사임청원서를 받고 보니..,

디디대장 2009. 11. 15.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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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에 다니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오늘은 추수감사절이라 해서 우리나라 추석과 같은 아주 기분 좋은 날입니다.  그래서 아내가 다니는 교회에서는 추수감사절 축제를 열었다고 합니다. 

 아내 말로는 오늘 교회에서 추수감사절 행사로 주보 옆에 서너장의 티켓이 붙어 있어서 음식을 먹을수 있도록 마당에 잔치판을 벌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주 맛있는 음식을 잘 먹고 왔다고 자랑이 대단합니다. 역시 좋은 교회는 달라요. 사실 저도 이 교회 소속집사입니다.  하지만 직장이 다른 교회랍니다. 
 그런데 저는 교회로 부터 아니 정확하게는 어느 장로로 부터 사표를 일괄적으로 내라는 용지를 받아 왔어요. 1년에 한번씩 일괄 사표를 받고 마음에 들면 살려주고 아니면 짜르겠다는거죠. 연봉제냐구요 아닙니다. 교회의 모든 직원은 담임목사를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1년 비정규직입니다.
 
  5년이라는 세월을 교회 사무직으로 일해 오면서 한번도 사임서(사직서)를 제출한 적은 없지만 실제로 매년 평가 받아 왔고 재임명 되었던 겁니다. 
 
직원 짜르는 서류인데 본인이 사임을 부탁하는 듯한 이 서류는 교회의 이중성을 보여주는 증거 자료일겁니다. 장로님들 이러면 벌 받아요
 아내 말로는 세상보다 못한 교회라고 하더군요. 추석날 사표 내라고 한 것과 같은 분위기 입니다. 다음주에 내라고 해도 되는거 아닌가 싶었어요
 
 전혀 이걸 받는 사람의 마음은 고려하지 않은것 같아요. 조금의 사랑이나 배려도 없어 보입니다. 너무 급해 보입니다. 
 
 창피했습니다. 제 아내와 아이가 나가는 교회는 축제로 모두가 행복하게 맛있는것을 먹고 어떤사람은 봉사로 친절을 베풀며 즐거워 했는데.., 
 
 저희는 같은날 일괄사표는 내라고 통지를 받았으니 말입니다. 
 
 일반적으로 비정규직은 상용,임시, 일용으로 나누어진단다. 그래도 1년직은 상용으로 비정규직에서는 최상위입니다. 불행중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요. 
 
 전 다른 직원들로 주로 교역자(전도사나 목사)로 부터 문자와 전화와 상담으로 시간을 보내야 했어요. 같은 처지인데 저에게 상황을 물어보는거죠. 어떻게 된거냐구요. 
 
 그래서 출근해서 모여서 같이 쓰자고 그때 말해주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말입니다. 저도 아무것도 모르거든요. 그냥 쓸수 밖에 없어요. 안쓰면 당회명령에 불복종으로 사임해야 하니까요. 
 
  만약 짤린다면 언제까지 근무하라는거냐? 이거 내야 하는거야?  안내면 안돼냐? 뭐 이런 식이죠. 모두 억울하다는 식입니다. 열심히 일해 왔는데 날벼락이라는거죠. 
 
 한사람 한사람 진정시키는것도 제 몫이더라구요. 저도 같은 처지인데 말입니다. 길거리에서 이야기 할수 없어서 돈까지 써야 했답니다. 
 
 이 서류를 만들면서 설마 오늘 나누어 줄거라고는 생각 안했어요. 날짜를 11월 22일까지라고 쓰면서도 말입니다. 
 
  여러분도  추수감사절에 사직서 내라고 통보하신건 너무하신거라고 생각 안하시는지요? 
 
 제 생각에는 근무일은 아마 12월 25일까지 일것 같습니다. 왜냐면 크리스마스에 짤리면 기분 좋을거라고 생각하고 있을것 같아서 입니다. 추수감사절에 사표내라고 하고 크리스마스에 짜르고 좋잖아요.

 형식적인 거라고 했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정반대더라구요. 올것이 왔구나 또는 억울하다는 반응들 뿐입니다.

 이번기회에 다른곳을 알아 보라는 아내의 말에 제 가슴도 철렁합니다. 역시 울 마누라 짱입니다. 그런데 어찌 CF에서 본것 같은...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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