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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망진창으로 본 면접에 합격했던 날

야야곰 2024. 9. 14.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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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망진창으로 본 면접에 합격했던 날

 이곳에 온 지 8년이 되었다. 여기에 내가 왜 있는가 생각해 보지만 이유를 모르겠다.

 어느 날 누군가의 재촉으로 이력서를 냈고 면접을 준비 없이 왔다가 합격해 버렸다. 한 사람을 놓고 면접관 7명 질문을 던지는 자리였는데 아무 준비 없이 참석한 나는 첫 질문부터 말이 막혔다. 

 자기소개해보세요?  하는데 네 ~ 어~ 하고 있었다. 분위기는 싸늘해졌다. 그때 면접관중 한분이 준비 안 하셨어요? 하기에 네라고 답했다. 순간 아 떨어졌구나 싶었다. 면접관들도 그렇게 동의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네 뒤로도 두 명이 더 면접을 보기로 되어 있고 면접 시간은 흘려보내야 하다 보니 부담 없는 질문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난 발표는 못해도 말 받아치는 것은 예술의 수준으로 말하는 능력자다. 5분도 안되어서 7명의 면접관은 나에게 완전히 빠져들었다. 간간히 면접관들의 웃음을 유도해 내었고 난 쿨하게 나왔다.

 마지막 질문이 생각난다. 다른 지원자는 이런 곳에 근무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다들 말한다. 본인 생각은 어떠한가?라고 해서  "다른 사람들은 어렵다고 느끼는지 몰라도 저는 어려운 일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사람 상대하는 일이 제일 어려운 일이지만 그것도 자신 있습니다" 하고 나왔다

앞에서 이미 망친 면접이라 미련도 없었다. 

 물론 떨어졌다 생각했다. 하지만 며칠 후 전화가 왔다. 합격이라고 통보다.

 순간 뭐지 왜 합격한 거지 아니 화술에 넘어갈 정도로 단순한 사람들인가 싶었다. 아니면 경쟁자들이 별로였던 거다. 

그렇게 합격했다. 대우도 점점 좋아졌고 일도 다른 곳보자 쉬웠다. 물론 어느 직장이나 어려운 부분이 있으니 그건 이야기하지 않겠다.


 

 얼마전 아내가 이력서를 내고 면접을 보고 왔다. 경험 삼아 간 면접이란다.

 면접관이 왜 이직이 많으냐 자신을 어필해 보아라 말해서 어필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월급도 적고 업무 조건도 좋지 않으니 합격해도 안 간다고 생각해서 어필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미 잦은 이직을 거론한 질문을 받았다면 이미 떨어진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그러니 합격해도 안 간다고 생각도 하지 말라고 했다. 그리고 좋지 않은 직장은 이력서 내지 말라고 말해 주었다. 자꾸 이력서 내고 면접 오니까 이 자리도 지원자 많다고 생각하는 것이고 복리후생이 개선이 안되니 딱 봐서 아니면 이력서도 내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역시 떨어졌다 생각했는데 합격이라는 통보가 왔다. 그래서 같이 면접본 사람에게 연락해 보니 자신에게합격통보 왔는데 거절했다고 말해 주었다.

 합격한 사람이 거부하면서 아내에게 연락이 온거였다. 합격했으니 출근하라는 연락이다. 그래사 아내도 바로 거절했다고 한다. 

 생각보다 자신의 가치를 낮게 잡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자신을 너무 낮게 평가할 필요는 없다. 직장에서는 실력만 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능성도 보고 태도도 본다. 그러니 이력서는 내는 분들에게 면접까지 간다면 편한 마음으로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자신감 있게 이야기를 꼭 하는 걸 기억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