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

봄 자전거 출퇴근족은 슬프다. /운동효과와 자전거 도로의 실상

곰동굴 2011. 4. 23.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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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 출퇴근족으로 운동이 되려면 약 10km 이상의 거리에 직장이 있어야 하는 거다. 

 일 년 반전 옮긴 직장은 겨우 3km의 거리다. 매일 새벽 5시, 아침 9시, 점심-집으로, 저녁 6시 30분 이렇게  출퇴근을 해도 거리상은 같아도 운동 효과는 저조해지는 건 한번 운동할 때의 시간이 너무 짧기 때문인 것 같다. 

  한 번에 자전거 전용도로로 전속력으로 1시간 20분을 달려야 도착하던 직장을 지금은 천천히 인도와 차도로 15분이면 도착하는 곳이다 보니 당연히 그동안 빠졌던 살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그렇다고 현대인이 따로 운동하기도 쉽지 않은데 말이다. 빙빙 돌아서 다닐 수도 없고 하여간 이 놈의 살과의 전쟁은 결국 자전거 타기로도 실패하는 것 같다.

 고유가 시대라 해도 자전거 출퇴근 족이 늘지 않는 건 그만큼 자전거 출퇴근은 쉽지 않고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1. 직장 안에 샤워시설이 없다.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면 온몸이 땀으로 엉망이 되지만 특히 살이 겹치는 부분에 땀과 세균이 만나면 냄새가 나게 된다. 주변 사람들에게 스컹크가 돼버리는 거다. 이 불쾌감이 유난스러운 사람 취급을 받게 만든다.

 샤워시설에는 탈의실도 포함되지만 샤워시설이 없다면 탈의실이라도 있으면 뭐 수건 한두 장 가지고 다니면서 대충 청결을 유지할 수 있다는 걸 아는지 모르겠다. 물수건으로 중요 부분의 땀을 제거하는 거다. 

2. 이상한 자전거 도로 때문에 차도는  아주 위험하고 인도는 속도도 안 나면서 위험하다   

 

 

 

< 차도도 인도도 아닌 골목길 도로다 - 앞에 학생의 목이 없는 건 잘 모르겠다  >

 자전거는 무동력 차량으로 차도로 다녀야 하는데 차도로 나가면 배려 없는 자동차 운전자들 때문에 생명의 위협을 받아야 하는 게 현실이다. 인도로 가면 불법이란다. 하지만 실제로 단속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요즘은 요상하게 자전거 도로는 인도 안에 대부분 설치해 놓았으나 자동차 출입을 제한하기 위한 기둥들이 박혀 있거나 온갖 장애물로 속도도 낼 수 없다.  이렇게 되니 인도나 자전거 도로나 속도를 제대로 내면서 출퇴근 하기에는 불가능한 도로다.

 자전거 도로가 인도 위에 있는 경우 동영상처럼 차도로 내려가 달리면 불법으로 딱지 받게 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현실상 묵인되고 있다고 하니 불행 중 다행이다. 
 
 인도위에 다닐 수 없는 자전거 도로를 만들어 놓고 차도로도 못 다니게 만들 꼴이다
. 자전거 못 타게 하는 법을 따로 만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동영상을 보면 인도 위 자전거도로로 통행 중인데 돌출된 기둥들이 자전거에게는 위험한 설치물이다. 어느 날 자전거 표시가 지워져 있었다. 중간중간만 그런 건지 자전거 도로가 취소된 건지 분간이 안 간다.  바닥에 붉은색으로 칠해진 것이 보일 것이다. 자전거 도로라는 표시인데.... 시민들이 알고나 있나 의심스럽다.

물론 천변 자전거 전용도로는 진짜 쓸만한 곳이다.  단 눈 와도 제설작업 안 해주어서 겨울 한두 달은 못 다닐 수 있다는 것과 장마철 물이 많아지면 사용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3. 비 오는 날 탈 수 있는 자전거는 없다 

 

 

 

 우비를 입고 타면 된다고 하겠지만 가지고 다니기도 쉽지 않고 입고 타면 엄청 덥다는 게 문제다. 판초우의 같은 경우는 좀 더운 건 덜 하지만 마찬가지로 우비 관리가 만만치 않은 일이다. 우산을 거치하는 것도 있는데 위험하거나 매우 불편하다 이런 것 하나 제대로 만들 줄 아는 공장이 없는 건지 수요가 적으니 만들지 않는 것이라 판단되지만 말이다.
 
 또 우산이나 우의를 입는 경우 시야 확보가 잘 되지 않아서 사고 위험이 많아진다. 바쁜 출퇴근길 쉽지 않은 선택인 거다. 보통 출퇴근 족들은 비 오는 날은 자전거 출퇴근을 포기하고 대중교통이나 자가용을 이용한다고 한다. 물론 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타지만 말이다. 3km의 거리의 직장은 운동은 안되어도 악천우에서도 탈 수 있다는 장점은 있다. 

 작년 여름에 태풍이 부는 새벽에도 자전거 출근을 했다. 나뭇가지가 부러지고 간판이 날아다니던 그날 아침은 정말 내가 생각해도 미친 짓이었다. 

어젯밤에도 갑자기 천둥번개와 소나기가 내렸다 무시무시한 번개가 쉬지 않고 치는데 자전거를 타고 퇴근을 하려니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번개 맞을 짓을 한건 없는데 천벌 받을 짓은 안 했는지 별의별 생각을 다하면서 퇴근했다. 

4. 자전거 도둑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는 말은 자전거 도둑에게 딱 맞는 말이다. 대부분 중고 남자아이들이 장난 삼아하는 도둑질의 시작이니 말이다.

 그래도 통째로 가져가는 도둑은 그래도 양반이다. 안장만 빼가거나 바퀴만 빼가는 사람들은 진짜 미울 정도다. 

 

 

안장만 빼가면 어떻게 타고 가라는 건지 정말 밉다.  자전거를 세워둘 장소가 마땅치 않은 것도 자출족의 어려움인데 좀도둑까지 극성이니 말이다.  " 내 눈에 안 보이는 자전거는 내 자전거가 아니다"는 말은 자전거 좀 타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익숙한 말이고 한두 대 도난 안 당해본 사람이 없을 정도일 거다. 

   운동효과가 있으려면 장거리에 직장이 있어야 하고  위에서 말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출퇴근한다는 건 미치지 않고는 어려운 일이다. 

 참으로 운이 좋게 강이나 천변 자전거도로가 있고 또 이 자전거 도로에 집과 직장이 동시에 가까이 있어야 한다는 건 자출족에게는 천운이다.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키는 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할 수밖에 없는 거다. 결국 자전거 출퇴근족이 늘어나지 않는 건 당연한 거다. 그런데 이런 자전거 도로 설치와 유지에 돈을 쓰고 있는 행정력 진짜 이해가 안 간다. 제대로 만들던지 대충 만들면 어떻게 하라는 건지 미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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