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Church

비가 오게 해주세요 ~ 3대 30 기도 대결 하나님은 누구의 손을 들어주실까 ?

디디대장 2019. 4. 29.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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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일이다. 휴일 낮 학교 운동장에서 체육대회를 했다. 두 달 전부터 준비해온 일이다. 당연히 두 달 전에 학교에 공문을 보내 사용 허가를 받았다. 

 

 그런데 공문을 보낸 며칠 후 연락이 왔다. 4시까지 사용 요청을 했는데 갑자기 3시까지 끝내 주기를 요청한 것이다. 학교 행정실장이 파악을 못한 부분이 기숙사 아이들이 복귀를 하는데 주차장 부족으로 운동장 주차가 필요하다는 말이었다.

 

 우리 주체 측에 전달했고 우린 3시 30분까지 양보하기로 했다. 누가 보아도 딱 3시에 비워라는 것은 말도 안 되기 때문이다. 뒷정리를 안 하면 몰라도 도저히 불가능한 제한을 한 거다.

 

 뭐 그렇게 두 달이 지나서 행사 이틀  전 갑자기 다시 전화가 왔다. 3시에 전체 철수 맞냐고 하는 거다.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걸 알면서도 연락을 해온 것이다. 3시 30분까지는 가능할 것 같다고 하니 말을 바꾸어서 전에 3시에 끝내 달라고 하지 않았냐고 한다. 하지만 누가 맞냐로 실랑이를 할 수는 없는 거다.


 이유가 뭐냐고 하니 학교 안의 교회가 창립기념행사를 하는 걸 지금 알았다는 거다. 다시 말해 주차장이 더 부족해졌다는 거다. 행정 책임자인 학교 행정실장이 난처한 상황이 된 거다. 최대한 노력해 보겠다고 했다.

 

 그리고 난 기도해야 했다. 행사가 잘되게 해 달라는 행사 진행분들은 30명이 넘는데 흐린 일기예보로 모두 비가 안 내리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난 홀로 "하나님, 비를 내려 주시옵소서~" 하고 있는 거다.

 이유는 이렇다. 학교 측 사정을 들은 우리 관계자들의 태도가 아름답지 않았다. 우리가 공문 보냈고 우린 잘못 없다. 학교 측 잘못인데 왜 우리가 피해를 보아야 하냐는 거다. 

 

 학교 측에서는 학부형들이 행정 책임자인 교장과 행정실장을 공격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런 나쁜 마음을 막는 방법은 난 비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가족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기도해 주기를 부탁했다. 우리 가족은 기도의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기독인들이다. 하루가 지난 날 난 가족에게 기도 했냐고 물어보았다. 그리고 하나님은 놀라운 분이시니 이 일을 해결해 주실 줄 믿으라고 했다. 

 

 그런데 비 소식은 뒤로 가야 하는데 앞으로 당겨지고 있었다. 오전에서 새벽으로 뒤로 가고 있었다.  비올 확률 20%다. 비 안 온다는 말이다.

 당일 새벽 2시경 현관문 소리가 나서 살짝 깨어났는데 가족들끼리 하는 말이 바람이 많이 부는 걸 보니 구름이 밀려오나 보다 비 올려나 보다 하고 기대를 한다. 하지만 난 잠결에 생각했다. "낮 12시에 와야 하는데 불가능하다. 지금 억수로 내리면 모를까! "

 

 그리고 아침에 교회로 가는데 비가 온다. 보슬비라 그냥 우산 없이 갔다. 큰일이다.

 

 학교 측에서는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렇다고 나는 공문 보냈다고 싸울 수는 없는 거다. 학교 측의 월요일 항의 전화를 어찌 받아야 하나 고민인 거다. 좋은 관계를 잘 유지하고 있던 사이였는데 말이다. 피해를 보았다고 행정실장을 주장을 할 것이고 그냥 인정하고 잘 달래야 하는 처지다.  

 

그리고 역시 낮 2시가 되니 전화가 왔다. 휴무일인데 교장과 행정실장이 걱정이 되는지 출근을 한 거다. 그리고 체육 대회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도저히 3시까지는 못 끝난다고 했단다. 3시 30분에 끝나면 뒷정리하면 4시 넘을 거라고 대답했다고 학교 행정 실장으로 부터 항의 전화가 왔다. 물론 관계가 나쁘지 않아서 말만 항의였지 "어떻게 하면 좋아요?" 하시는 거다. 

 난 직원 둘을 대동하고 출동했다. 주차 정리 저희가 알아서 다 해드릴 거니 걱정 마시라고 안심시켜 드렸다. 이게 오늘의 나의 최선이었다. 


 그리고 사무실에 돌아와서 있다 주차하는 직원에게 전화를 하니 철수한다고 한다. 운동회가 갑자기 끝났다는 거다. 

 그런 방법이 있었다는 걸 그때 깨달았다. 역시 난 우둔한 거다. 비만 오면 된다고 생각한 거다 도저히 일찍 끝낼 생각이 없는 진행부를 보면서 비가 오면 아무도 불평할 수 없는 상황이겠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마지막 순서 줄다리기였는데 교인들이 다 집에 가서 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된 거다.

 

 그리하여 상황이 종료되었다. 모두 해피한 상태로 말이다. 진행을 했던 분들도 나중에 와서 "일찍 끝내드렸어요 잘했죠~" 하는 거다.  모두에게 미소가 번졌다. 

 

 결국 비가 오지는 않았지만 비가 오면 안 된다는 분들의 기도도 들어주시고 나의 문제도, 학교 측의 문제도 모두 말끔하게 해결해 주신 하나님을 만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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