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야곰 일상

가족모임에서의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 / 힘이 아닌 기 싸움

디디대장 2020. 9. 21.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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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한 직원이 주말에 작은 아들 생일로 모여서 큰 아들과 싸우다 큰 아들을 집에서 쫓아냈다고 한다. "보시싫다 니네 집 가라"하고 내보냈다고 한다.

 유튜브 가짜 뉴스에 빠진 의붓 아버지에게 "아버지 그 뉴스 다 믿냐"고 시비 건 거다. 태극기에 빠진 아버지가 한심했던 거다. 이 아버지는 아들 녀석이 나이 먹고 가정을 일구더니 아버지를 쉽게 본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계부로서 자격지심도 어느 정도 작용한 것도 있다. 생부가 아니라는 것에 기죽고 싶지 않아서다.

아들의 이런 태도가 나빴던지 아내도 남편 편을 들었다고 한다.

 그냥 들을 때는 태극기 극우 아빠와 훌륭한 시민인 아들의 갈등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늙어가는 아버지가 아들의 성장을 이해 못한 어른 답지 못한 태도였던 거다.

노인이 되어가는 아버지 세대 50~60대는 사실 노인이라기에는 아직 기력이 넘쳐난다.

그러니 뒷방 노인네 취급에 견딜 수 없는 거다. 힘이 이렇게 넘치는데 어디서 감히 자식들이 가르치려 한다고 생각 할 수밖에 없다.

60~70대라면 뭐 어느 정도 "그래 네 말도 맞다" 해줄 수 있는 여유가 있지만 50대는 아직 그럴 준비가 안되어 있다.

 특히 태극기 집회 나가는 사람이라면 얼마나 앞뒤가 막혀있고 정보 해석 능력이 떨어지고 귀가 얇은지 짐작이 갈 거다. 거기에 자기만 옳고 다른 사람은 틀리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을 확률이 높다.

 자유민주주의를 외치면서 역설적으로 아들의 사상의 자유는 억압하고 내 말만 따르라고 외치는 이중성을 보인다. 뭐가 자유고 뭐가 민주주의인지 아주 웃기는 상황이다.

억압주의, 애국을 가장한 이기주의라고 해야 어울리는 생각을 가지고 자유민주주의라고 말한다.

 어차피 국민의 다수는 이들을 피하고 멀리하니 떠드면 떠들수록 고립될 것이 뻔하니 신경을 안 쓴다. 그러다 보니  자꾸 더 더러운 짓을 해서 시선을 끌려해서 정말 짜증스럽다.

 이 태극기 아빠가 부정선거를 주장할 때 그 아들이 얼마나 지겹게 이야기했으면 설득도 안 되는 아비에게 그걸 다 믿냐고 설득을 시도하려 했을까? 짐작이 간다.

사무실 출근해서도 부정선거로 둘째 아들 생일날 온 큰 아들을 집으로 돌려보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니 다른 직원들 기가 막혀했었다.

 자세한 내용을 들어보니 그건 도화선이었고 사실은 늙어가는 아비와 어느새 커버린 큰 아들과의 기싸움에서 승리했다는 자랑이었다.

 이긴게 이긴게 아닌 게임을 한 거다. 그래서 얼마 전 내 어린 아들에게 기싸움에서 저준 이야기를 해주었다.

  20살 아들이 끝까지 억지를 부리면서 안 지겠다고 고집인 거다. 아마도 오늘 이 시간은 지고 싶지 않다고 뇌기 신호를 보내는 것 같았다. 그래서 화를 낼 수도 없었다. 이걸 이겨서 뭐하나 싶어 저 주었다고 말했다.

 혹시 41살 아들이 내 20살 아들처럼 지고 싶지 않았다면 어른답게 저줄 수는 없었냐고 물었다.

 아들 잘 키워서 반듯한 직장에서 인정도 받고 출세 길로 잘 달리고 있는데 한 번도 칭찬을 안 해주고 더 잘하라고 꾸짖기만 한 거 아니냐고 물어보았다.

아무 대답을 못한다. 

 아들을 훌륭하게 키워놓고 왜 칭찬을 안 해주고 자꾸 인정을 안해주고 싶은지 아냐? 하니 모르는 눈치다.

아직 어르신이 될 준비가 안된 거라고 했다.

 노인은 물러나는 시기다. 이 사회를 변화시키겠다고 태극기를 들고 나올 나이가 아니듯이 아들들이 크게 잘못되거나 못한다고 내가 나서야겠다 생각하면 더 큰 화를 부른다는 걸 모른다면 이는 나도 망하고 자식도 망하게 하는 바보인거다. 노인네인거다.

 권위는 나서는 데 있지 않고 나설 수 있을 때 나서지 않는 것에서 나오는 거다.

 젊은이는 어른들이 잘해서 침묵하는 게 아니라 칭찬하지 않는다면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맞을 거다.

이 글을 읽는 어른은 야단치는 노인네로 살 것인지 칭찬하는 어르신으로 살것인지 50대가 지나기 전 결단하기 바란다.

50대는 이걸 결정하는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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