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어찌 하다 보니 벌써 10년의 세월이 흘러 버렸다. 아들이 초등학교 3학년에 올라가는걸 보니 세월 참 빠르다는 생각이 든다.
결혼하고 적응하는데 3년쯤 걸린것 같다. 그사이 아이가 태어나고 정신이 없었지만 남자와 여자가 만나 부부로 산다는건 참 만만치 않은 일 같다. 어찌 어찌 위기를 몇번 넘기고 아내의 기분을 바꾸는 마법의 말을 찾아 내는데 4년이 걸린것 같다.
못살겠다고 친정가겠다고 가방을 싸다가도 이 단어만 외치면 가방을 슬적 내려 놓고 전화번호를 찾는다. 사실 몇번은 이걸 이용하려고 일부러 세뇌시키기도 했다. 평상시 기분 좋아 보일때 이 사건을 말하면서 아무리 화가 나도 이 말만 하면 멈추더라 신기해~ 하면서 계속 숙지하도록, 마법이 통하도록 지속적으로 말했다.
그리고 조금 지나치게 화를 내는것 같을때 바로 이 마법의 말을 쓴거다. 그말이 뭐냐 바로 "치킨"이다. 처음에는 난리를 쳐서 말리다가 힘이 다 빠져서 포기하고 싶어졌서 외친말이였다. "그래 나가라~ 나가더라도 치킨이나 한마리 시켜먹고 가라 "리거 말했다. 그런데 그거 먹고 기분이 좋아졌는지 친정 안간단다.
그리고 그다음 몇번은 알았다. "치킨 시켜줄께 그만" 하니까 짜증내던걸 멈추었다. 오호 신기한걸...
그다음 부터는 "치킨" 이라고만 외쳐도 아내는 "항복"으로 듣는것 같았다.
그런데 요즘은 치킨 < 통닭 < 피자 아무리 외쳐도 소용없다. 그냥 요즘은 정기적으로 치킨을 사준다. 미리 예방주사 놓는거다.
아내가 치킨을 좋아한다는걸 4년이나 걸려서 안거다. 연애 시절 커피 한잔 안사주었으니 뭘 좋아하는지 모르는것도 당연한거다. 그리고 보니 커피는 안사주었어도 만나면 부폐식당을 자주 갔던것 같다. 피자라지 한판을 둘이서 먹는데 반이상 먹어치울때 알아 보았어야 했는데. 겉모습이 그렇게 안보여서 전혀 눈치를 못쳤다.
요즘은 간혹 치킨 먹고 싶으면 일부러 화를 낼때도 있다. 그냥 "사달라고 해~"라고 반격해 보지만 결국 내가 다 사주는것으로 항상 끝이 난다.
오늘은 결혼 기념일 뭐 케이크 같은거 필요 없다. 그냥 눈치봐서 치킨 한마리 시켜주면 만족할것다.
우리집은 치킨이 케이크다.
+ 총각 처녀는 앞으로 뭔 말로 상대편을 마음을 편하게 해줄수 있나 연구해 보시구요. 기혼자는 저처럼 쓰는 마법의 말이 있다면 뭔지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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