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버스 안에서 은근한 접근 성추행일까 성폭력일까?

Didy Leader 2010. 7. 18.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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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일이다 오랜만에 모임에 간다고 잔뜩 멋을 내고 나간 아내가 저녁때 돌아와서 씩씩 거린다. 왜? 하니까

 버스 안에서뒷자리가 비어서 앉았는데 옆에 앉은 정장 차림의 남자가 손을 허벅지 옆에 놓고 있었다는 것이다. 옆에 원피스를 입은 여자 입장에서 그 손이 손이 아니라 흉기로 보인다.  그래서 얼마 안 있다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 사람이 진짜 일부러 그런 걸까?라고 나에게 물어본다.

"보통 자기 무릎이나 팔짱을 끼고 있지 누가 그렇게 앉냐? 뭔가 의도하지 않고는 절대 안 그런다"라고 했다. 

 그리고 보니 그 녀석이 울 아내를 성폭력 한 거다.

성폭력이 더 나쁜가  성추행이 더 나쁜가?  잘 몰라서 나도 마구 섞어 써 왔는데 방금 사전을 찾아보니 성추행은 강간과 같은 짓을 했거나 성적 희롱을 한 경우를  말하고 성폭력은 포괄적은 말로 막연한 불안이나 공포까지를 포함한 거란다. 난 반대로 알고 있었던 거다.

 아니 뭐 그 남자의 손이 닿은 건 아니고 바로 가방을 그 남자와 자기 사이에 끼어 넣었단다. 그래도 불쾌해서 앉아 있을 수 없었다고 한다. 자리가 비어 있는데 일어나야 했으니 얼마나 분했을까? 성질 확 났을 거다. 

 만약 닿았으면 욕을 하면서 내리려고 했단다. 그래서 "그러다 따라 내리거나, 그 남자가 더 심한 욕을 하거나 널 미친년이라고 떠들거나 했으면 조용히 집에 못 왔다. "그럴 때는 그냥 아무 말 없이 내린 게 잘한 거야 사납게 굴다가 진짜 나쁜 놈 만나면 큰일 날 수 있으니까 내리면서 욕하는 건 별로 안 좋은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이 말을 하고 나서 내가 생각 못한 게 있다. 남자는 항상 문제를 해결하려고만 한다. "얼마나 놀랬냐.. " 뭐 이런 위로가 필요한 건데 별로 시원찮은 해결책만 내놓고 있는 거다.     "그러니까 왜 그 옷을 입고 나갔어" 그리고 "왜 저녁까지 놀다 들어와"하고 싶었지만 그 말은 하지 않았다. 역시 난 그냥 옛날 남자인가 보다. 

 이해가 안가는건 멀쩡하게 정장하고 왜 그런 짓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 양복위장복인건가  아니면 성욕이 넘쳐서 머리가 돌았나 하여간 남자들이란 못 말리는 존재인건 확실하다. 어떻게 그렇게 잘 아냐고 나도 남자이니까.   얼마전 "남자의 이상형은 처음 본 여자다."라고  텔레비전에서 흘러나온 어느 개그맨의 말이 자꾸 생각이 난다. 정말 핵심을 찌른 말이다. 오늘 그 이상한 남자 내 아내가 처음 본 여자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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