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는 맨날 배고픈 돼지 저금통이 있다. 저 저금통은 아들 성필이의 저금통이지만 돈은 아빠인 내가 넣는 저금통이다. 주머니에 잔돈이 무거워서 하나둘 넣기 시작한 저금통인데 아들이 그걸 너무나 쉽게 열어서 낮에 군것질을 한다. 매번 아들에게 도둑맞는 돈이지만 그리 기분이 나쁘진 않다. 매번 돈을 넣을때마다 아들에게 이건 내돈이야 맘대로 쓰면 혼나 하고 인상을 징그리지만 허사다. 지금도 이글을 쓰고 있는데 이걸 옆에서 읽으면서 간섭을 한다. 너무 기분이 좋은가 보다. "내돈이야 맘대로 쓰면 혼나" 라고 쓰고 있는데 아들왈 "그건 뻥이야" 라고 말하고 웃는다. ㅎㅎㅎㅎ 이젠 뚜껑인 코구멍 마개가 어디 갔는지 안보이는 저금통이라 저금통이라 해야 할지 그릇이라 해야 할지 모를 판이다. 오늘도 저금통에는 동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