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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을 일으키는 기도 당신의 믿음인가?

by 야야곰 2026. 1. 9.

 

평생 기독교인으로 살면서 기도하면 하나님이 곧 응답하신다고 배워왔다. 아니 이게 믿음이고 신앙이라고 가스라이팅 당했다. 그런데 살아보니 정말 그런가?

"기도해도 환경이 바뀌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은 불신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 앞에서 정직해지려는 한 인간의 진심 어린 탄식이다.

기복신앙의 허상과 참된 기도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써본다.

 

이런 글을 쓴다고 기도응답이 없는 삶을 살아서 그런다고 할 기독인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난 누구보다 극적이고 분명한 응답을 받으며 살아온 한사람이라고 자부할 만한 경험과 하나님과 동행한 삶이 있다. 하지만 기적을 바라는 기도는 자신을 병들게 한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왜 기적을 파는가 ]

​평생을 기독교인으로 살았다. 수만 번 기도를 했고, 수많은 간구를 올렸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상황이 바뀌는 기적 같은 건 일어나지 않았다. 내가 아무리 간절히 기도한다고 해도 말이다. 물론 난 위기기 기회가 되는 결과를 경험했지만 그건 기적과 같은 응답은 아니다.

 

​그런데 교회에 가면 분위기가 다르다. "기도하면 다 응답하신다"는 애매모호한 말로 사람들을 현혹한다. 마치 금방이라도 하늘에서 기적이 뚝 떨어질 것처럼 이야기한다. 심지어는 그걸 '믿음'이라는 근사한 말로 포장해서, 기적이 안 일어나는 건 네 믿음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식으로 사람 가슴에 대못을 박기도 한다. 이게 과연 옳은 일인가? 나는 이게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본다.

 

[ 기적을 믿음으로 위장하는 장사꾼들 ]

​우리네 삶은 녹록지 않다. 지하철에 낀 채 출퇴근하고, 자식 학원비 걱정하고, 무거운 몸 이끌고 하루하루 버티는 게 우리네 일상이다. 그런데 이런 일상의 고단함을 해결해 줄 기적을 미끼로 삼는 건 신앙이 아니라 장사다.

​하나님을 무슨 요술 램프 거인처럼 생각하게 만드는 것, 기도만 하면 만사형통할 것처럼 말하는 것... 이건 신앙을 위장한 기만이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현실을 믿음이 없어서라고 몰아세우는 건, 성실하게 하루를 살아가는 교인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다.

 

[ 그럼 우리는 어떻게 기도해야 할까 ]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데도 왜 기도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기도는 내 소원을 하나님께 관철시키는 '주문'이 아니라, 이 험한 세상에서 나를 붙드는 '버팀목'이라고 말이다.

  • 첫째, 상황을 바꾸는 기도가 아니라 나를 바꾸는 기도를 해야 한다. 환경은 바뀌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 환경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 바뀌고, 그 고통을 견뎌낼 힘을 달라고 기도하는 거다.
  • 둘째, 하나님을 설득하지 말고 하나님의 뜻에 나를 맞춰야 한다. "이거 해주세요, 저거 해주세요" 떼쓰는 기도는 이제 그만하자. 그건 어린아이의 투정이다. 대신 "이 상황 속에서 내가 무엇을 배워야 합니까?"라고 묻는 게 성숙한 중년의 기도 아니겠나.
  • 셋째, 정직한 탄식을 쏟아놓아야 한다. 기적 안 일어난다고, 힘들다고, 하나님 대체 어디 계시냐고 솔직하게 소리쳐도 된다. 그 정직한 탄식이야말로 가식적인 "믿습니다!"보다 훨씬 더 하나님 마음에 합한 기도일지도 모른다.

[ 기적보다 더 큰 기적은 견디는 힘이다 ]

​어쩌면 우리가 오늘 하루를 무사히 버티고, 남들에게 차가운 말 한마디 안 던지려 노력하며, 가족을 위해 땀 흘려 일하는 그 자체가 기적인지도 모른다. 하늘에서 돈벼락이 떨어지고 병이 씻은 듯 낫는 것만이 기적이 아니다.

​나도 여전히 따뜻한 말 한마디 하는 게 어렵고, 교회 안의 부조리를 보면 화가 난다. 하지만 기적 같은 응답이 없어도 나는 기도를 멈추지 않을 거다. 그저 "오늘 하루도 비겁하지 않게 살게 해 주십시오"라고 읊조릴 뿐이다.

​지구 평화가 나로부터 시작된다면, 그건 요란한 기적이 아니라 내 작은 기도의 습관에서부터 시작될 거라 믿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