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면 선은 항상 악을 무찌르고 이긴다. 그래서 멋지다. 인과응보가 확실해서 죄지은 사람은 반드시 벌을 받는다. 정의로운 사회다. 그리고 어떤 종교이건 선은 악을 이긴다고 가르친다. 종교에서 말하는 악은 신에게 대적하는 반기를 든 세력이다. 그래서 신의 뜻을 따르지 않는 것도 악이다. 그러고 당연히 선한 신은 이긴다. 우리 주변의 악한 사람은 나와 반대편에 있는 사람이다. 나는 선하므로 넌 악하다는 식의 말이 논리적으로 틀렸지만 우기면 된다. 그래서 정치적인 용어가 되어 버린 게 선과 악이다. 그런데 실생활에서는 선이 꼭 이기는 게 아니다. 질 때가 훨씬 많다. 왜냐하면 약한 사람은 악한 사람을 용서해 줘 버리기 때문이다. 벌을 주어야 하는데 용서해 버린다. 나약한 선이다. 정의도 모르는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