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매일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 뚱뚱한 중년 남자다. 아침 복잡한 시간을 피해서 좀 일찍 서둘러서 출근하는 편이고 보통 8시 40분쯤이면 사무에 도착을 한다. 그 시간을 맞추어 주는 것이 당역 출발행 열차다. 그걸 타기 위해 10여 분간 서서 기다리고 뒷사람을 생각해 빠르게 자리를 잡는다 그래야 3번째 4번째 내 뒷사람이 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얼굴도 모르지만 돌아볼 수도 없어서 누군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매일 타다보면 일정한 장소에 일정한 사람들이 친분도 없는데 익숙해지고 반갑기까지 하다. 특히 좀 늦어서 뒤에 서 있을 때는 동작 빠른 사람이 누구인가 기억해 놓았다 그 사람 뒤에 서서 기다리기도 한다. 오늘은 맨앞줄 사명감에 불탄다. 처자식 먹여 살리듯 내 뒤에선 사람들까지 앉히고 싶은 열정 때문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