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담

낮잠을 자려고 하는데 아이가 울면서 들어 왔다.

Didy Leader 2008. 11. 9.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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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가 울면서 들어왔다. 토요일 퇴근 후 낮잠이라도 자려고 하는 참이었다.  엄마는 시장 가서 없고 할 수 없이 내가 해결해야 할 상황이었다.  "누가 울 아들 울렸어?" 하니까 놀이터에서 "형아가 자길 잡아라" 하니까 주변에 있던 아이들이 잡으려 해서 도망쳐 왔다는 거다. "일단 잘했어. 그래 아빠가 나가서 혼내 주겠다"하고 새로 산 자전거를 끌고 나갔다. 아빠가 달리기를 못해서 못 잡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일단 아들을 앞에 보냈다. 또 잡으려 할 때 야단치기 위해서다. 그런데 아들 녀석 형아에게 가까이 가서 한다는 소리가 "나 잡아 봐라~"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이 거참... 그러면서 날 자꾸 쳐다본다. 작전상 후퇴,

아들 왈: 아빠 가버리면 어떻게 해 ~ 

아빠 왈: 자꾸 쳐다보면 어떡하냐 작전을 짜자 하고 작전을 짠 후 다시 갔다. 그 대신 놀리지 말고.. 하고 당부했다. 한 10여분이 지난 시간 또 남자아이 하나가 잡아라 하니까 여자아이까지 달려오고 아들은 내가 있는 쪽으로 왔다. 모두 스톱.. 이리 와하고 천둥과 같이 소리쳤다. 내 몸집이 장난이 아닌 몸집에 소리까지 치니 모두 얼아서 내 앞으로 왔다.

 애들아, 왜 잡아서 어떻게 하려고 그러니?  아무 말 안 한다.  너 몇 학년이냐? 3학년이란다. 너는 4학년이란다. 창피하게 어린 동생에게 그게 뭐냐?  무서워서 울잖아. 하니 다들 창피해한다.

 아저씨가 힘이 세다고 너희들을 때리면 좋겠냐?  너희들이 엉아들이니까 동생을 잘 가르쳐야지.. 사이좋게 놀아주라 하고 보냈다.

 여자 아이가 하는 말이  내 아들이 그네를 안 비켜 주어서 그런 거라고 해서.. 맞아 울 아들이 그럴 거다. 동생이니 이해해라 하고 말해 주었다.  멀리서 놀고 있는 아들을 불렀다. 

 아빠가 아이들을 혼내준 것 때문인가 보다. "아들, 왜 형아들에게 양보 안 했어"하고 무지 큰 소리로 아이들 들으라고 혼냈다. 한 번만 더 고집 부르고 양보 안 하면 네가 맞는다.., 사이좋게 놀아..,

  그리고 한참을 아이들 노는 걸 지켜보았다. 요즘 아이들은 만약 부모가 와서 혼내면 다음에 혼자 있을 때 복수하는 게 보통인데 마침 내가 내 성격을 못 이기고 아들을 야단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아들은 혼내는걸 다른 아이가 보았으니 공평하다고 생각하길 바란다.

 우리 동네에 모든 아이들이 안 놀아 주는 남자아이가 있다. 왜냐하면 아이들이 놀다 싸움이 나면 이 아이 엄마는 자기 아이는 잘못 없고 다른 아이만 잘못했다고 아이를 너무 야단치기 때문에 엄마들 사이에 "저 아이와 놀지 마"라고 소문이 난 거죠. 아이 때문이 아니라 그 엄마 때문에 그 아이가 왕따가 된 거다.

  왕따 아이를 생각하니  내일은 아이들 만나면 과자나 아이스크림 사주면서 우리 아이랑 잘 놀아 달라고 부탁해야겠다. 애들아, 아직 어려서 울 아들이 그래, 너희들이 잘 가르쳐 주고 놀아주라.. 부탁이다.

 효과가 있을까?  외동이라 경쟁을 하지 않고 자라서  이 녀석 어느 날부터인지 양보라는 걸 까먹은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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