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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능력과 간판의 힘

디디대장 2022. 4. 22.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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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능력과 간판의 힘
이런 작은 곳에 일류대를 졸업한 신입 사원이 들어왔다. 미친 사람 아니냐고 한다 왜 그 간판으로 최저 임금직을 들어오나 싶은 거다 하지만 다 이유가 있는 거다.
난 젊은 날부터 인사 일을 해보아서 50대 중반에 이 일이 어렵지 않다.
좋은 대학 나와서 "왜 여길 지원한 건가? " 다른 직원들은 이해가 안 간다는 반응이다. 일류대 사람들과 일 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뭐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공부하는 머리가 좋은 게 여러 가지를 잘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거지 당장 업무 능력이 뛰어난 것은 아니라는 걸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것 같다.

전임자에게 인수인계를 받더니 전임자가 너무 일을 빠르고 잘한다는 생각이 든다는 거다. 속으로 생각했다. "말이 너무 많구나 좀 걱정스럽다."

몇 시간으로 판단해 버리고 거침없이 말해 버리는 건가? 40살이 다 되어가는 나이에 왜 이런 자리까지 왔는지 알 것 같았다. 단지 운이 없어서가 아닌 거다.

앞으로 이 직원의 돌출 행동이 어마어마할 거라는 예상이 들었다. 물론 눈치도 없을 거고 업무 처리에서나 사람 관계에서도 많이 흔들릴 가능성이 높은 거다.

첫 출근 날은 내가 휴무라 보지 못했고 이틀째 되는 날 아침 회의 후 입사 내정자 서류를 준비해 가져오라고 지시하면서 할까 말까 하다 잔소리를 했다.
1. 지각은 안됩니다
2. 업무 이탈 안됩니다
3. 모든 사항 당분간 보고하세요

보통 관리자가 이렇게 말하면 "네" 하면 되는데 자신이 직장 생활 다 해보았고 그건 기본이지요라고 했다.
뭐 좀 아는 사람인가 했다. 그렇게 안 보이는데 말이다. 하지만 24시간이 안 되어서 다음 날 아침 회의 시간에 안 나타났다. 뭐지 하는데 카톡이 왔다.
"죄송한데 준비가 좀 늦어져서 10분 정도 늦을 듯합니다."

출근한 지 3일 만의 일이고 어제 "그건 기본이죠"라고 당당히 말한 지 1일 만이다.
그리고 퇴근 전 모임에서도 대장님 연설 중에 졸다 걸렸다. 그다음 날 아침 조회 시간에 지나가는 말로 충분히 자고 졸지 않도록 하라는 지시를 대장님 입에서 나왔다. 그때만 해도 누구인지 몰랐다. 그 밖의 돌출 행동도 있지만 그냥 생략하겠다. 이유는 이런 걸 쓰는 것조차 짜증 나기 때문이다.

이 친구 왜 그 좋은 대학 나와서 최저임금 받는 자리에 지원했는지 알 것 같았다

며칠 안 지났는데 일류대 졸업 맞냐는 기존 직원들의 질문이 날아온다. 아직 졸업증명서 안 받았다고 했다.

이 직원의 4일간의 성적표다. 이것도 다 적은 것은 아니다 굵직한 거만 썼다.

첫날, 모름 - 내가 연차였음
둘째 날, 아침 조회시간에 머리를 심하게 흔들며 졸음 석회 시간에도 또 졸다 대장에게 걸림.
셋째 날, 아침 조회시간 지각함. 퇴근하면서 난방을 켜고 퇴근, 예비 열쇠가 없어 경비가 전화연락을 했으나 안 받음. 밤새도록 난방 가동됨
네쨋날, 업무 이탈로 연락해도 안 받음. 핸드폰 충전 중이라 연락 못 받았다 함. 앞으로는 이런 점 고려해서 연락해 달라함. 이건 뭐가 싶다.

만약 이 직원이 이 글을 본다면 얼마나 억울할까 할 거다. 하지만 나와의 첫날 그러니까 출근 이틀째 되는 날
1. 지각은 안됩니다
2. 업무 이탈 안됩니다
3. 모든 사항 당분간 보고하세요
했을 때 직장생활 다 해보았다고 이건 기본 아니냐고 한 거 기억하냐고 하니 자기 말뜻은 보고하는 것을 말한 거였다고 말대답을 한다. 지각 이야기하면 보고 이야기라고 하는 거다 오늘 보고 제대로 안 했다고 지적받아 놓고 이게 뭔 소리인 건지...,

그러더니 자기는 지각 잘한단다.
내 그 말 들었을 때 수습일 때 이날로 끝내야 할까 잠시 생각했다. 하지만 그냥 지각 절대 안 됨으로 못 박고 마무리했다.

대충 이 직원 일류 대학 나와서 왜 최저임금 자리에 지원했는지 알 것 같았다.

* 두 달을 버티지 못하고 기회를 여러 번 주었으나 권고사직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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