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60살이 되다 보니 이젠 병원에서 힘없이 연명하다 죽을 것 같은 생각이 스친다. 사람 일은 알 수 없는 일이다. 사고를 당해서 그렇게 될 수도 있고 늙어서 병들어서 침대신세를 못 벗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5km를 걸어서 출근하면서도 건강에 자신이 없다. 휘청거리는 발걸음을 느끼기 때문이다. 앞으로 얼마나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금방 20~30년이 지나갈 것 같다.
나는 아버지를 36살에 보내드려야 했다. 내 나이가 적은 나이가 아니였지만 상주 역할도 제대로 못했다. 외삼촌이 앞장서서 상주 노릇을 다 하셨기 때문에 난 문상객만 맞으면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24년이 흐른 오늘 갑자기 아버지의 장례가 생각이 났다. 아마도 어젯밤 잠에서 깨어서 숨이 막혀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서인 것 같다. 더 잘해드리고 싶었지만 그게 무슨 소용이 있었을까 생각해 본다.
어느날 보니 난 욕심을 버렸다. 도대체 원하고 바라는 게 없다. 내가 종교인이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바둥거리며 살아야 결국 죽음이라는 거역할 수 없는 것을 맞이할 운명이어서 일 것이다.
그래서 내 장례식을 되도록 초라했으면 한다. 찾아 오는 이 없이 설렁했으면 한다. 나 없는데 북적 그러고 근조화환이 많이 오면 뭐 하겠냐는 생각에서 이다. 남은 가족에게 위로가 될 것 같지도 않다. 허리만 아프지 사람 많이 오면 힘들기만 하다.
조용히 왔다 조용히 가는게 인생인 것 같다. 물론 태어났을 때 얼마나 좋아들 하고 기뻐했겠는가 또 떠날 때 가족들이 얼마나 슬퍼하고 장례를 잘 치르기 위해 애를 쓰겠냐만 결국은 인생은 조용히 왔다 조용히 가는 것이다.
우리나라 장례만 떠나는 사람 중심이 아니라 보내는 사람 중심의 장례문화라고 한다. 그러니까 죽은 사람은 그냥 누구나 다 죽는 거니까 신경 안쓰는 장례문화라는 것이다. 그리고 보니 장례식장 가면 사진 한장 있고 장부 꺼내서 확인하고 부의금 챙겨갔던 것 같다. 아니면 돈만 보내거나 이 경조사비 문화가 장례를 망치는 것 같다. 결혼식 조차도 축의금 보낸것이 많으니 돌려 받기 위해서 열심히 결혼식장을 잡고 결혼식을 크게 하려 하는 것 같다. 이게 얼마나 가려는지 모르겠지만 개인주의가 강해지는 시대에서 곧 사라질 문화가 아닐까 싶다.
그냥 조용히 가자, 그냥 조용히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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