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동전에서 유명한 말이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현대 사회에서 나쁜 놈을 나쁜 놈이라고 부르지 못하는 것은 같다. 왜냐하면 대부분 나쁜 놈은 높은 위치나 돈이 많아서 주변에 부를 수 있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1대 다수의 싸움이 되니 싸울 수 없다는 말이다. 나쁜 놈이다라고 말하면 바로 모욕죄와 명예훼손으로 고소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야 벌금 300만 원 내면 되지만 힘없는 사람에게 300만 원은 큰돈이다. 그래도 법을 어긴 경우 법에 호소하면 되지 않겠냐 하겠지만 재판은 길고 그사이 피폐해지는 것은 약자가 된다. 그래서 사회단체나 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서민이 접근하는 방법도 모르고 도움을 받기 두렵기도 하다.
그래서 나쁜 놈은 더 나쁜 놈을 만나길 기도할 수밖에 없지 않나 싶다.
어제일이다. 아니 오래된 일이다. 여직원 하나가 자꾸 도발을 한다. 이 여직원은 윗사람을 다 무시한다. 물론 앞에서 그러는 게 아니라 뒤에서 그런다. 그리고 대화의 대부분은 상사에 대한 불만이다. 자기가 제일 똑똑하다.
힘없고 돈 없는 사람에게 불 친절하다. 그래서 승승장구한다. 힘 있는 사람과 친하게 지내고 아부할 줄 안다. 그래야 자기 윗사람을 누를 수 있기 때문이다. 매번 사고를 친다.
외부업체와 대화를 하는 걸 들어보면 자꾸 싸우려 한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의논하지 않고 내가 갑이니 을은 내가 하자는 대로 내 편한 대로 해 이런 식이다 보니 뚝하면 싸운다. 힘없는 을은 그래서 분하다. 문제가 심각해지면 내가 나서서 해결을 하는데 역시 막대하는 태도 때문이다. 하지만 이 직원에게 말 안 한다. 사실을 말하는 게 꼭 정답이 아니기 때문이다.
왜 업체들이 내가 나서면 친절하게 받아주냐고 오히려 나에게 불평하고 따진다. 자기가 하면 안 해주는데 하면서 말이다. 뭐 사실을 말해줄 수도 없고 그냥 말을 한 귀로 듣고 흘려보내야 했다. 말해준다고 알아들을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정말 문제는 이 여직원이 아니다. 힘없고 돈 없는 사람에게 만 친절한 나다. 힘 있는 사람을 무시하다 보니 손해가 많다. 물론 난 무시하는 게 아니라 아부하지 않을 뿐이다. 하지만 항상 대우받는 게 습관인 사람 입장에서 무시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업무에 바쁜데 자주 나타나서 업무 방해를 하기 때문에 친절할 수 없다. 업무가 없으면 가능하겠지만 작은 조직에 있다 보니 이것저것 해결할 일이 쌓이고 쌓인다. 하지만 힘 있는 분은 내가 반겨주길 바란다. 하지만 난 업무가 더 중요한 사람이다. 앞에서 말한 여직원은 이 힘 있는 사람에게 아부하는 일에 업무에 반을 쓴다. 그리고 일을 제대로 못해내고 힘들어하는 걸 지켜보고 있다. 내 입장에서는 왜 저러나 싶다. 길게 가려면 업무가 먼저여야 하는데 말이다. 내가 남 인생에 참견하기는 그렇고 그냥 잘 버티길 바랄 뿐이다. 사실 힘없는 나에게 막대하는 직원이다 보니 얼마나 없는 말 있는 말 오해까지 다 내 욕을 윗사람들에게 했는지 다들 시선이 이상하게 변했지만 결국 다 제자리로 돌아왔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다. 진실되고 묵묵히 일하는 사람을 싫어할 사람은 없다.
회사가 바라는 인물
출근해서 이런 일 저런 일 핑계로 자리를 비운다. 결국 집에 가져가서 일하거나 남아서 일한다. 그걸 매일 보고 있자니 한심하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다. 업무가 많아서 힘들다고 한다. 경력직은 많은 업무를 놀면서 처리하는 직원을 부르는 말이다. 신입 사원처럼 업무처리를 하면 아무리 일해도 효율이 떨어져서 업무가 계속 쌓이게 되는 것이다. 빨리 처리 못하니 힘들고 일이 쌓여서 힘들고 처리되지 않은 일 때문에 힘들다. 일이 이지경이 되면 사람들이 뭐라고 해서 또 힘들다.
자기 업무를 벗어나서 대장 노릇하느라 힘든 경우가 또 대단히 많다. 회사에서 왜 능력 없는 상사를 월급을 더 많이 주고 좋은 대학 나온 사람을 뽑는지 고졸 사원은 이해를 못 하는 것 같다. 자기가 더 잘할 것 같은 가 보다. 얼마 전에도 고절 사원하나가 자기랑 업무를 바꾸자고 한다. 속으로 웃었다. 그래 바꾸자 했다. 그러니 월급도 바꾸잖다. 그래서 속으로 넌 고졸이잖아 회사에서 허락 안 해준다. 말해주고 싶었지만 그냥 한 귀로 듣고 한 뒤로 흘렸다.
대졸이라면 나도 좋다 바꿔서 일하면 그게 일도 아니기 때문이다. 한 손 한 발만 쓸게 해도 놀면서 할 수 있는 수준인데 이 친구 너무 힘들다고 한다. 나도 다해본 일이라 참 이럴 때는 어떻게 위로를 해 줘야 하나 걱정이다. 열심히 안 하는데.., 수다 다 떨고 놀 것 다 놀고 힘들다고 하면서 월급은 왜 안 올라가냐고 한다. 정말 몰라서 물어보는 건가 싶다.
직원 입장에서는 답답할 것이고 자기가 한방 먹였다고 생각할 것이다. 대답을 안 하는 것은 너무나 한심해서 못해주는 것이다. 어디부터 설명을 해 줘야 알아들을까 감이 안 잡혀서다. 윗자리에 올라갈 때까지 별의별 사람을 다 경험한 상사가 왜 무능하겠냔 말이다. 다 알지만 말해줄 수 없는 직원의 수준에 어이가 없는 것이다.
답답할수록 이직 가능성은 올라간다.
회사는 범위를 벗어나는 일을 하거나 직위에 맞지 않은 일을 하는 사람을 싫어한다. 그리고 자기 일에 열심히 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이건 당연한 것이다. 조직적으로 회사를 운영한다면 당연한 것이다. 구멍가게라서 그냥 사장이 다 직원 관리하고 부서도 없고 그런 곳이야 사장 맘대로 하면 되겠지만 조금만 커도 조직적으로 일을 해야 한다.
* 오늘도 두서없이 이 얘기 저얘기 수다를 떨어 보았다. 이 글을 읽었다면 미안하다. 글 쓰기는 참 어려운 적업이라 그렇다 특히 나처럼 재주 없는 사람은 더욱 힘들다. 결론도 내고 싶고 서론 본론 결론 이렇게 체계적으로 쓰고 싶지만 업무시간이 되었다. 지하철을 타고 오면서 또 걸으면서 글을 쓰고 일찍 도착한 회사에서 잠시 맞춤법 정도 정리한다. 그러니 양해를 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