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야곰 다이어트

아내의 속을 보니 혹같은게 있어요 암은 아니라는데

디디대장 2009. 5. 16. 18:42
반응형

 시대가 좋아져서 요즘은 의료자료를 달라고 하니 CD에 엑스레이 사진을 넣어주는군요.

 전에는 잠깐 의사선생님들이 뭐라 뭐라 하는걸 들을 때 잠시 볼수 있었던 사진인데 요즘은 이렇게 집에와서 들여다 볼수 있으니 말입니다.


 약간 척추가 휘어 있구요. 제가 고생을 시켜서 그런거랍니다. 폐에는 물혹인지 석회화된 조직인데 뭔가 보입니다. 이건 제가 잘 못해 주어서 그런거라고 아내가 말하더군요. 


 사실 저것 때문에 엑스레이 사진을 받아 온겁니다. 왼쪽 폐 하단부분에 하얀 동그란 오백원짜리 동전만한 물체 때문에요.


 큰병원에가서 MRA 같은걸 찍어 보라고 합니다. 별것 아니면 약으로 치료할수 있고 아니면 수술로 빼 내야 한다는군요.

 그런데 저사진을 보고 있자니 아내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더라구요. 결혼한지 이제 10년째 살고 있어요. 내년3월이면 10주년이 됩니다. 그동안 아내가 절 좋아해주어서 결혼을 한거라 사실 전 아내에 대한 감정이 그냥 무덤덤이였어요. 그런데 며칠전 내 성격 다 받아 주는 아내가 없으면 못살겠다는 생각이들더라구요. tv를 보고 있는 아내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블로그 댓글 어디에 그말을 써 놓은게 있어요. 월초에 아내가 친정간 사이에 댓글로 썼구요. 며칠후에 다른 글에서도 '아내 없이 못살아요' 라고 썼죠. 남자 답지 못하게 ...



 그런데 갑자기 이런 사진을 가져와서 죽으면 죽지 하는겁니다. 마음이 아주 무거워집니다. 아내가 소중하다고 느끼니까 이런 일이 생기다니... 참 너무 하다는 생각말입니다.  


 그래서 사실 제 얼굴이 요즘 무거워요. 그런데 텔레비젼 보면서 낄낄 거리고 웃습니다. 넌 걱정도 안되냐 ? 하니까. '괜찮아 암은 아니래잖아. 걱정한다고 달라지나 뭐~' 하는겁니다.


 결혼초에는 산부인과 갔다 피좀 뽑는데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기절 직전까지 갔던 아내인데 언제 이렇게 씩씩한 아줌마가 된건지 모르겠어요. 



속이 다보이니 사진이 너무 야하죠. 예술 작품이라 생각하고 보세요.


+ 서울에서 제일 유명한 대학병원에 갔지만 처음에는 3달에 한번 그다음은 6개월에 한번 그다음은 1년에 한번 그다음은 2년에 한번 찍자고 하는군요. 1년에 한번까지 찍고 2년후에 또 찍어 보자는게 의사에게 들을수 있는 말이라는게 답답하면서도 자라지 않는다면 그냥 두는게 좋다는 말은 좀 위로가 됩니다.
 

반응형
- 구독과 공감(♥)은 눌러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