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야곰 경험

중2아들이 어려운가? 겨울산 북한산 등산이 어려운가?

디디대장 2014. 12. 27.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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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중2 아들과 함께 겨울 북한산 정상에 갈 계획을 짜면서 어떻게 아들의 허락을 받아야하나 고민이였다.

아들이 거절할수 없는 제안이 필요했고 난 그만큼 등산을 통해 아들에게 인생을 가르치고 싶었다.

북한산 백운대 정상은 835.6m이고 탐방지원센터에서 2km이다.

탐방지원센터가 있는 도선사까지 도로가 있고 차가 다니지만 대중교통은 약2km아래까지만 온다.

결국 도선사 신도가 아니라면 2km는 경사가 있는 아스팔트길을 걷고 본격적인 등산은 그 이후부터 가능하다.

등산코스는 탐방지원센터에서 하루재를 넘어 인수봉 왼쪽 계곡길을 따라 백운산장을 지나 백운봉 암문앞에서 오른쪽 경사로로 정상에 올라가는 코스로 정했고 몇주전부터 매주 혼자 오르면서 길을 익히고 아들에게 제안을 시작했다.

첫번째는 거절할걸 알면서 던지는 말부터했다.

"아들 북한산 안갈래?" "응 안가" "좋은데 사진보여줄까?" "관심없어" 이런식의 대화다. ㅋㅋㅋ

두번째 정상에 다녀와서는 "아들 아빠도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등산하자고 하면 안갔는데 그때 갔어야했는데... 왜 안갔나했다. 너도 아빠 처럼 나중에 후회할거야~" "어"
한참후 "그러지말고 소원을 하나 들어줄께! 아빠가 해줄수 있는거 하나만 정상에 올라가면 해준다. 지금 말하지 말고 포기하지 않고 투덜거리지 않고 정상에 오르면 소원 하나 들어준다. 단, 아빠가 들어줄만한걸로 해야지 무리한 부탁은 정상에서 거절이다." 라고 하니 알겠단다.ㅎㅎㅎ

서로 손해볼께 없는 제안인거다.

겨울산 도전은 그렇게 시작했다.

아침 9시 아들을 깨워 집에서 나오는데 30분이 걸렸다. 땀으로 범벅이 될 머리를 손질하는데 한참 시간을 보내는 아들을 바라보아야했다.

9시30분 집에서 나와 북한산 가는 버스를 탔다.

10여분후 하차해 도선사 입구에 도착했다. 산중턱까지 포장도로로 걸어 올라갔다.

 불상이 있는 곳이 도선사를 지나가는 등산로와 탐방센터뒤의 하루재를 넘어가는 등산로 선택 지점이다.

오늘 아들과 올라갈 코스는 위의 지도대로다.

하루재를 넘으면서 힘들어 하는 아들에게 이제 시작이다 라고 말해주었다.

산장에서 200m를 오르면 백운봉 암문이다. 이제 정상까지 300m 남은거다.

급경사길로 팔 힘까지 쓰면서 올라야하는 구간이다.

까마득하게 보이는 정상길이지만 겁먹지만 않는다면 어렵지 않은 길이다.

결국 아들은 북한산 백운대 정상에 올랐다.

뭔가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남의 힘든 요구를 들어주어야 한다는걸 알았을거다. 또 목표가 달성하기전 불평은 아무 이득이 없다는것도 알았을거다.

등산하면서 먹을것 많이 사 먹여 지갑이 비었다. 야야곰 슬프다.

너무 쉽게 올라갔다 온것같아 내심 이게 아닌데 했다.


 하지만 중2 아들 불평을 꾹 참고 올라간거라 생각한다.

 역시 목표가 주어지면 남자 아이들은 인내심도 좋아지고 힘든것도 잘 참는것 같다.

아들이 목표지향적인 남자가 되어가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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