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야곰 일상

베트남 쌀국수 먹은날 비왔다

디디대장 2011. 6. 22.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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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부부싸움을 했는데 저녁이 되기전 전화가 왔다. 갑자기 아이가 맛있는거 먹자고 했다고 외식하잖다. 그런데 내 오늘 야근해야 하는데.. 말이다. 그러니 회사 근처로 오겠단다.

뭐 일단 거절했지만 알았다고했다. 남편이 원하는건 이런게 아닌데 말이다. 살림이나 잘하고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전문가 처럼 말이다. 가사일도 전문가 처럼 잘하면 돈벌이도 되고 전문가도 되는건데 말이다. 

 하여간 결국 비가 유난히 더 오는 저녁 길거리에서 만났다. 베트남 쌀국수 근처에서 만나자고 한 의도가 수상했다 그래서 쌀국수 안 먹는다고 했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 보니 갈곳이 없다 마침 중국집 보이기에 짜장면이 먹자 하고 발길을 향했다.

그런데 베트남 쌀국수 집이 바로 옆이였다. 중국집과 쌀국수 집을 보니 중국집은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쌀국수 먹자 하고 들어갔다.


24시간이나 하는 체인점이였다. 난 베트남 쌀국수 먹어 본 기억이 없는데 아내가 알아서 척척 시킨다. 난 메뉴판도 펴보지도 못했다.

 그런데 먹어 보니 맛있었다. 국수 말고 밥이 말이다. 음식을 국수가 나오는 밥을 시켰는데 밥부터 먹어 보니 거 중국집 안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정도였다. 그리고 이상하게 배가 불러 왔다. 거참 별로 먹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 * 사진은 한사람분입니다. 베트남 사람들은 많이 먹나 봅니다 > 


 그런데 식사중 말을 하다보니 아내와 아들은 몇번 여기에 왔었단다. 아니 집에서 약 5Km 정도의 거리인데 버스타고 왔나 일부러 이걸 먹으려고... 어쩐지 메뉴를 척척 시킨다고 했다.

 아들 처음에는 고기먹자고 하더니 쌀국수집도 괜찮다고 하는거다. 이유인즉 여기 오는 사이 고기먹자로 시작해서 쌀국수로 변경 된걸 내가 몰랐던거다. 

순간 "뭔 쌀국수"로 아내의 계획이  좌절 시킬수 있었는데 내가 스스로 아내의 전략에 말려든 꼴이 된거다. 아들이 눈치를 좀 주는것 같았다. 자기도 엄마 기분 맞추어 주려고 포기했다는 듯 싶었다. 요즘은 여자가 왕인 시대인가 보다.

그 중국집에 조금만 더 고급 스러워 보였다면 아마 중국집에 갔을거다. 이런걸 불행중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건가보다.

 아내가 사준 저녁 맛있었다. 뭐가 속은 기분이 드는건 뭔지 모르겠다.  왜냐면 이건 사랑이 아니라 뇌물이기 때문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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