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야곰 경험

엄마의 세뇌 교육 / 스승의 날 카네이션

디디대장 2009. 5. 15.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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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근을 하고 밤이 깊어가는데 아들에게 아내가 뭐라고 자꾸 강요한다. 자세히 들어 보니 카테이션 어쩌고 저쩌고 그러고 있다.  물통옆에  꽂아져 있던 두송이 카네이션이 작년 선생님것과 이번 담임 선생님 것인가 보다.

 아들은 부끄러워서 싫단다. 소심한 A형 아들에게 돌출형 AB형 엄마가 야단을 치는거다. 아니 그게 왜 부끄러워 안 부끄러워 시키는대로 해 ~ 계속 잔소리다. 아들은 이미 결심했다. 등교길에 쓰레기통에 버릴지도 모른다. 그리고 거짓말을 할거다. 이게 습관이 되면 아들과 엄마는 아마도 앞으로 10여년을 이런식으로 싸울거다.

 계속 안 부끄러운 일이라고 세뇌를 시키고 있는 아내를 보고 하도 답답하고 걱정스러워서 할수 없이 내가 개입했다. 엄마를 쫓아내고  단둘이 있을때 엄마가 안들리게 살짝 말했다.



이쁜 아들.. 부끄럽지.. 맞아~ 오랜만에 찾아 가려니 창피하지  아빠는 안다. 그런데 말야 아들아~ 엄마가 지금 명령하는건 사실은 부탁이야.  부탁을 잘 할줄 몰라서 그러는거야.

 아들, 내일 엄마가 부탁하는 저 꽃 선생님에게 가져다 주기 싫으면 안해도 돼, 하지만 그걸 안 가져다 줘서 네가 이득을 볼게 없잖아. 그럼 할수 없이 거짓말로 가져다 주었다고 하거나 얼굴이 안 좋은 상태도 선생님께 가져다 주면 선생님이 안 기뻐할거야  내일은 스승의 날이야.

작년에 그 용감하던 아들이 어디간거지 .. 선생님에게 찾아가서 선생이 이젠 말썽 안피울겁니다. 라고 말한 아들 말야..    (http://odydy311.tistory.com/374)

아들이 대답했다 이젠 없어 집나갔어 / 자신이 없다는 말이다. 이젠 부끄러움만 아는 아이만 내 속에 있구나. 정 어려우면 선생님 없을때 몰래 가져다 주고 오거나 다른 아이를 시켜 작년에 같은 반이였던 아이들 있잖아 그런부탁도 할줄 알아야 하는거야 ...


 이런식으로 좀 이야기를 하니 아들이 기분이 풀렸나 보다. 용감했던 아이가 집 나갔다고 말한건 거짓말이라는걸 난 안다. 왜냐하면 아빠앞에서도 창피했던거다. 내일 아침 그 용감한 녀석이 나타날 것이다. 

 엄마의 부탁을 들어주고 당당하게 내일 먹고 싶은걸 사달라고 요구해 ~ 그게 용감한 남자야. 

 두발 자전거를 탈때를 기억해~ 내 스스로 용기를 가지고 단번에 탔잖아~ 배운게 아니라 용기만으로..,  라고 이야기 해 주고 싶지만 아들은 알거다. 성공의 습관은 항상 위기때 나타나는거니까

궁금해 죽겠다. 지금 쯤 꽃을 전달했을 시간이니 말이다.

 

  전에 이런 글을 쓴적이 있다.   리더십/ 다른 사람의 작품이 되게 돕는자(http://odydy311.tistory.com/529) 라는 글에서도 말했지만 그사람의 작품이 되게 해주는게 좋은 리더십이라는걸 아내가 알았다면  아들에게 꽃을 만들거나 선택할수 있는 기회를 주었을것이다. 그렇게 했다면  아들에게 꽃을 전달하라고 명령할 필요가 없었을거다. 다시 말해 다해 놓고 명령하거나 부탁하기 보다는 스승의 날 꽃이 아들의 작품이 되게 했다면 꽃을 만들거나 직접 사오게 하고 칭찬해주거나 용돈을 주었다면 아들은 정말 열심히 만들었을것이다. 만들기를 좋아하는 아이니 얼마나 신나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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