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야곰 생각

[아빠의 일기] "안돼" 라고 말하는 이유

디디대장 2004. 11. 27.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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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이라 그런가! 나만 그런가! 힘을 내야지 하면서도 지친다.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면서 잠도 더 많아지고 몸도 움츠리게 되어서 그런가 보다. 오늘은 야식으로 고구마를 먹었다. 전기밥솥으로 쩌먹으니 참 맛있었다. 

그리고 평범한 가장인 나는 저녁이면 아내와 많은 대화를 하지만 결론은 없다. 30대 초반의 자신감은 다 어디 가고 이젠 40대다. 두려워진다. 29살 때 30살이 되는 게 정말 싫었는데 30살이 되는 순간 30대의 펼쳐진 나날이 참 좋아 보였었는데 현실은 만만하지 않았다.

 이젠 아들이 말을 제법해서 별소리를 다 들어야 하지만 날 유일하게 이뻐해 주는 아들 때문에 가끔 웃어 본다.
아들은 내가 이쁘단다. 매일 그런 말을 듣다 보니 진짜 그런 것 같다. 하하하... 잠든 아이의 얼굴을 보면 미안하다는 말만 나오니...

  요즘은 4살짜리가 뭘 알겠냐만 TV 보고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라고 노래를 따라 부른다. 아빠 표정이 별로이면 달려 와서 두 손 머리에 올리고 하트 모양 하고서 "사랑해요"하면서 뽀뽀도 해주는 아들이다.

 내 나이 10살 때 40대 대인 내 아버지는 자전거 사달라고 조르는 나에게 안된다고 하셨다. 처음에는 두발두 발 자전거 탈 줄 알면 사주시겠다고 약속하시고서 내가 독학으로 어느 날 용기를 내서 두 발 자전거 빌려서 언덕 위에 올라가서 한 번에 자전거를 타는 걸 터득하고 나타났을 때... 아버지는 기뻐하시지 않으셨다. 지나고 보니 자전거 타다 위험할까 봐서 그렇게 안 사주고 버티셨던 것 같다. 결국 사주셨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젠 40대에 들어서는 길목에 내가 서있다. 요즘 아들은 게임기 사달란다. 게임기 조절도 모르면서 말이다. 나도 내 아버지처럼 "안돼"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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